2025년 11월 8일, 10주년 컨퍼런스 이틀차에는 지구법학이 지난 10년간 어떤 여정을 걸어왔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한국 사회와 미래세대에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지구와사람은 인간중심을 넘어 비인간 행위자까지 포용하는 미래를 모색하며, 지구법학의 다음 10년을 함께 그려보고자 했다.
[Session 1. 한국 지구법학의 10년]
최정호 지구법학회 총무의 사회로 시작한 둘째 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정혜진 지구법센터장이 지구법학회의 지난 10년을 태동기-성장기-현실 적용기로 나누어 주요 활동과 지구법학 확산의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했다. 김보미 사단법인 선 변호사는 지구법 강좌의 흐름과 성과를 소개하며, 법조인 교육의 확장, 제도화 노력, 사회적 확산이 향후 과제임을 강조했다. 최정호 총무는 환경운동·입법·소송·연구의 흐름 속에서 지구법학이 확산된 경로를 짚고, 비인간·인간 행위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Session 2. (Special) 돌고래와 인간의 종간 동맹]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법제화 운동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진희종 원장(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제주도의 생태와 자연, 그리고 돌고래와 해녀의 공존에서 생태법인 개념이 비롯되었음을 소개하며, 이를 인간 중심의 자연관을 생태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태현 지구법학회장은 생태법인은 자연에게 법인격과 권리 주체성을 부여하고, 생태후견인 제도를 통해 그 권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모델임을 설명하며, 이는 기존 환경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 법·제도 플랫폼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Session 3. 지구법학의 지구적 맥락]
세 번째 세션에서는 지구적 관점에서 자연의 권리 운동의 흐름을 짚었다. 임진아 학술팀장은 국제사회의 자연의 권리 연대 현황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활동 및 다양한 실천 사례를 소개하며, 자연의 권리 법제화와 네트워크의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미셸 말로니 호주 지구법학 연맹(Australian Earth Laws Alliance) 대표는 단체의 활동과 호주 내 자연의 권리 운동을 공유하며, 원주민 법체계와 서구 법체계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나탈리아 그린 자연의 권리를 위한 국제 연맹(Global Alliance for the Rights of Nature) 대표는 에콰도르의 헌법에 담긴 자연의 권리 조항과 그 이후 세계적 확산 흐름을 소개하며, 국제 네트워크의 심화가 자연의 권리 운동의 미래를 견인할 것임을 강조했다.
[Session 4. 얽힌 존재들이 함께 나아가는 지구법학]
네 번째 세션은 다양한 활동가들이 지역 실천부터 기후·환경·동물권 운동까지, 자연의 권리를 중심으로 지구법학의 미래 과제를 폭넓게 논의했다. 김영준 법예술가는 법이 사회적 합의와 구속력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으며, 자연의 권리와 같은 새로운 법적 테제는 지역의 연결감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자치입법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는 석탄발전소 반대 직접행동과 4년간 이어진 기후불복종 재판 경험을 공유하며, 법정 투쟁이 처벌을 넘어 사회적 연대와 생태적 주체로의 전환을 이끄는 계기였음을 설명했다. 이어 황일수 녹색연합 활동가는 자연물 원고 소송 사례와 생명의 이동권 캠페인, 자연의 권리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제작 등 시민 참여형 환경운동을 소개했고, 생태법인 추진 과정에서 현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과학적 데이터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도희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장은 다종공동체 관점에서 지구법학의 헌법적 상상력을 제시하며, 동물권 운동의 한계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생태소송·비인간 주체의 법적 대리인 제도·지구공동체위원회 등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집담회에서는 지구법의 의미와 지역사회 연대, 교육의 역할, 환경운동이 마주하는 동기와 어려움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다. 각자의 경험과 고민, 그리고 지구법학에 대한 관점을 공유하며 연대와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김왕배 대표는 "지구 법학이 필요 없는 지구를 꿈꾼다"는 메시지로 클로징 멘트를 전하며, 이틀간의 여정을 따뜻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