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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생태문명 국제 컨퍼런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생태적 전망> - 2세션: "문명전환기, 생태문명론의 구상과 새로운 주체"
  •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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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전환기, 생태문명론의 구상과 새로운 주체"라는 주제로 열린 2세션은 최선호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세 학자의 발제가 있었다. 

이경민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르네상스 및 계몽주의 이후로 등장한 인간중심주의 옹호 주장은, 인간의 이성을 낙관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인간중심주의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원칙이어야 한다는 일관성이 결여되어 철학으로서 오류일 뿐 아니라, 지구상에서 우리 자신의 종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해진 현실에 비추어 보면 실천적 관점에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인간 중심주의는 자기 충족, 자기만족, 그리고 자기 통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잘못된 가치관이라고 강조하면서,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하나밖에 없는 이 세계 속에서 생명을 공유하는 많은 타자들과의 관계망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겸손해지게 된다고 역설하였다. 이 교수는 우리가 인간임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스스로를 중심에 두는 태도를 극복하면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규 뉴욕시립대 철학과 교수는 ‘미시와 거시 사이 : 일상의 재정립’이라는 주제로 발제하였다. 이 교수가 말하는 일상의 생태학이란, 우주를 거시적으로도 생각할 수 있고, 미시적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데, 그 거시와 미시를 연결고리, 끊어진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존 레논의 ‘Imagine’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직접 개사한 가사, Bill Viola의 ‘He Weeps for You’라는 영상, Chris Joran의 ‘Glass’라는 사진 작품 등 여러 사례를 들면서 거시와 미시는 동떨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교수는 음료를 마실 때 쓰는 일회용 빨대가 거북이 코에 박힌 채 발견된 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내가 무심코 사용한 빨대가 거북이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성찰을 역설했다.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성찰이 일상의 생태학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구법학과 지구법 :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생태문명과 관련한 법학으로 지구법학의 개념을 소개하고 지구법학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의 법률 및 제도를 소개했다. 지구 공동체의 통합적 성격에 기초한 법학만이 지구를 생존력 있는 행정으로 지속시킬 수 있다는 토마스 베리의 통찰력은 생태대로 인도하는 법학으로서 지구법학과 구체적 규범으로서 지구법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우주의 맥락 속에서 지구 공동체에 통합된 인간 문명, 곧 생태대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놓인 위대한 과업이라고 강조하였다. 우주와 지구를 주체의 친교로 보며 구성원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고 보장하고자 하는 지구법학과 지구법은 그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상호 토론시간에서는 세 발제자가 서로의 발제와 자신의 발제를 연결하며 해석하며, 생명이 더불어 사는 지구에서 생태문명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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