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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리핑] 2024년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 테레사 비센테(Teresa Vicente)와 2022년 스페인 「석호 및 그 유역의 법인격에 관한 법률」 전문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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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환경상(Goldman Prize)은 환경운동가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으로 매년 세계 6개 대륙(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중남아메리카, 섬지역과 섬나라)에서 환경운동가를 1명씩 선정하여 상금 7만 5000달러를 수여합니다. 테레사 비센테는 2024년 유럽 환경운동가로 선정되어 수상했습니다. 아래는 골드만 환경상 웹사이트에 게시된 수상자 소개문을 번역한 글에 덧붙여  사진들도 모두 골드만 환경상에서 제공했습니다. 

 

 

테레사 비센테(Teresa Vicente)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석호인 마르 메노르(Mar Menor)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역사적인 풀뿌리 운동을 이끌었다. 이 운동의 결과, 2022년 9월, 마르 메노르 석호에 고유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새로운 법이 통과되었다.

 

 

 

마르 메노르(Mar Menor: 작은 바다) 생태계 파괴

 

스페인 무르시아(Murcia)에 위치한 마르 메노르 석호는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의 보석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마르 메노르는 8.5마일 길이의 모래톱으로 지중해와 분리된 52제곱마일에 달하는 유럽 최대의 염수 석호이자 서부 지중해에서 가장 중요한 염수 해안 석호로서, 터키색의 맑은 물, 희귀한 야생동물, 독특한 어업으로 유명했고, 람사르 습지, 지중해 중요 특별 보호 구역, 야생 조류 특별 보호 구역, EU 서식지 지침에 따른 Natura 2000 지역 등 여러 국제 협약에 의해 보호받아 왔다. 

 

그러나 1970년대의 건설 붐과 그 후의 도시 및 농업 개발로 인해 마르 메노르 석호의 해안선 넓은 지역이 산업 농장과 관광지로 바뀌었다. 석호의 모래톱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스페인 지중해에서 정박지가 가장 많은 곳이 되었으며, 독일, 프랑스, 영국의 샐러드 작물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수출용 채소 재배지가 되었다.  

 

관광 인프라의 급속한 개발과 농업 유출수의 증가는 마르 메노르와 그 대수층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EU의 농업 유출수 규제에도 불구하고 마르 메노르 주변 지역에서는 규제가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는데, 스페인 정부는 약 2만 에이커의 농지가 법적 허가 없이 비료를 사용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농부들은 염수를 담수로 바꾸기 위해 우물을 파고 담수화 설비를 설치했으며, 질산염이 가득한 염수 부산물을 수십 년 동안 석호로 흘러 보냈다. 맑은 물로 유명했던 호수는 이제 산업 농업 유출수로 인해 조류로 뒤덮여 있다. 2016년 이후 세 차례의 대규모 어류와 갑각류 폐사 사건이 발생했고, 극심한 부영양화로 인해 석호의 해초의 85%가 죽었으며, 2015년 이후에는 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종인 부채홍합의 개체 수가 160만 마리에서 800마리로 급감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석호의 오염으로 인해 석호 주변의 관광 관련 사업체의 40%가 폐업했다

 

마르 메노르 인근 농업 지대

 

 

A Lawyer for Nature, Teresa Vicente

 

61세인 테레사 비센테는 무르시아 대학교에서 법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협력 및 개발 연구 센터(Center for Cooperation and Development Studies)의 부소장과 인권 및 자연의 권리(Human Rights and Rights of Nature)의 소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무르시아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마르 메노르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테레사는 평생 동안 자연의 권리를 연구하고 옹호해 왔으며, 생태 정의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썼다. 마르 메노르를 보호하기 위한 그녀의 모든 활동은 무보수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

 

테레사 비센테

 

마르 메노르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걱정하던 테레사는 2019년 물고기가 대량으로 폐사한 사건 후 행동에 나섰다. 그녀는 석호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석호에 법인격을 부여하고 그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자연의 권리"는 여러 해 동안 제안되고 논의되어 왔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라틴 아메리카와 뉴질랜드의 생태계는 이러한 법적 권리를 부여받았지만 유럽에서는 전례가 없었으며,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밀고 나갔다. 

 

2019년에는 영국 레딩 대학교의 펠로우십에 참여하여 자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권리를 활용하는 전 세계의 성공 사례들을 연구했다. 그리고 무르시아 대학교로 돌아온 후, 학생들과 함께 석호의 법적 권리를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2020년 5월에는 시민들이 직접 의회에 법안을 제안할 수 있는 제도인 시민 입법 발의(ILP: Iniciativa Legislativa Popular)의 활용을 제안하는 신문기사를 통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0년 7월 공개 회의에서는 자연의 법적 권리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뒤이어 법안의 초안을 작성하고 일곱 명의 동료들과 함께 마르 메노르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ILP를 제출하기 위해 의회로 갔다. ILP 절차를 규제하는 정책에는 엄격한 요구사항이 있었는데, COVID-19 봉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50만 명의 자필 서명을 받아야 했다.

 

무르시아의 대기 질 관련 기자회견

 

테레사는 스페인 전역에서 모인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마르 메노르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회 운동에 참여했다. 시위와 대중 집회에 참여했고, 지역 및 중앙 정부 대표들에게 로비를 했으며, 언론 인터뷰도 진행했다. 2021년 8월, 그녀와 70,000명의 사람들은 석호 주변에 모여 손에 손을 잡았다. 마르 메노르에 대한 상징적인 포옹이었다.

 

2021년 11월까지 테레사와 그녀의 지지자들은 639,826명의 서명을 받았다. 2022년 4월, 하원은 ILP을 승인했다. 2022년 9월에는 상원이 해당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로써 석호의 법적 권리가 지정되었다. 유럽에서는 최초의 사례였다. 이 법은 마르 메노르와 그 유역에 대해 생물 종과 서식지의 보존, 해로운 활동으로부터의 보호, 환경 피해 복구의 권리를 부여한다. 또한, 정부 대표, 과학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세 개의 새로운 입법 기관을 설립하여 법 집행을 감독하도록 했다.

 

테레사의 독특한 법적 전략은 시민들이 환경을 대신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환경 보호를 민주화하고 시민 사회의 역할을 확대하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마르 메노르는 이제 법적 권리를 누리는 유럽 최초의 생태계이며, 자연의 권리 운동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무르시아 대학교에서 동료들과

 

 

 

 

※ 2022년 스페인 「석호 및 그 유역의 법인격에 관한 법률」 전문

 

석호와 강변 지자체의 거주민들이 경험하는 사회-환경적, 생태적 및 인도주의적 위기와 지난 25년 이상 규제 수의 증가와 제도적 장치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률 보호 체계의 불충분성이다. 다른 한편, 환경가치와 함께 Mar Menor 석호가 Murcia 지역의 문화정체성의 주된 요소 중 하나로, 지역민에 강력한 정서적 애착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다 국제사회에서 일고 있는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전 지구적 운동에 발맞춰 새로운 법적-정치적 모델의 채택이라는 질적 도약을 할 시간이 도래했다. 석호 생태계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목적은 석호의 내재적 본래적 생태 가치와 세대 간 연대(그럼으로써 미래 세대의 보호를 보장하는)에 기반해, 석호를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지닌 법 주체로서 인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석호와 유역의 생태계의 권리 인정은 가령 기후변화 파리협정(2015)과 같은 국제사회의 공약을 준수하고, 인류세라는 우리 행성이 진입한 새 지질학적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사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인간 발전 모델이 일으킨 심각한 생태적 침해는 자연환경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확장하도록 촉구한다. 동시에 자연적 실체로서 Mar Menor에 권리를 부여함은 그 지역에 살며 생태계 훼손으로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권리, 즉 이른바 생물문화적 권리(biocultural rights)를 강화하고 확장한다.

 

생명과학과 지구시스템과학이 제공하는 증거에 기반해 우리 법률시스템을 생태중심적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에 따라 법 주체라는 범주는 자연적 실체(natural entities)에도 확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은 자연의 불가분적 한 부분이라는 관념에 기반하게 하고, 지구 행성이 겪는 생태적 훼손과 그것이 인간종의 생존에 수반하는 위협을 직시하게 한다.

 

Mar Menor와 유역의 법인격 선언은 연안 석호의 자율적 거버넌스를 허용할 것이다. 이로써 석호는 단순한 보호, 회복 및 개발의 객체(대상)에서 (따로 뗄 수 없는) 생물학적ᆞ환경적ᆞ문화적ᆞ영성적 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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