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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생명공동체
지구와사람은 DMZ가 분단의 상징을 넘어 평화와 환경,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생명공동체로 거듭나도록 연구와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22 DMZ 포럼 "DMZ의 생명공동체적 접근과 지구평화" 세션
  • 2022-10-24
  • 1730
〈DMZ에서 시작하는 그린데탕트〉를 슬로건으로 내건 2022 DMZ 포럼의 학술포럼이 9월 16일(금)부터 17일(토)까지 경기 KINTEX에서 개최도었다. 이번 경기도의 대표 평화행사인 Let's DMZ의 일환으로 포럼은 경기도가 주최하고, KINTEX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고, 통일부가 후원하였다. 이번 포럼은 전쟁으로 철저하게 파괴되었던 DMZ가 세계적 생명다양성의 보고로 재탄생한 것에서부터 평화의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서, 한반도 평화정착, 전지구적 기후위기 대응, 청년·미래 세대의 과제 등 다각적인 주제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경기도정에서 추진할 평화정책 수립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재)지구와사람이 기획하고 진행한 세션인 "DMZ의 생명공동체적 접근과 지구평화"는 학술포럼 둘째날인 17일 오전에 열렸다. 2022 Let’s DMZ의 공식 슬로건인 ‘더 큰 평화를 위한 시작’과 이번 학술포럼이 찾으려는 평화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기 위해서, 지구와사람은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평화·환경·발전 넥서스를 통한 접경지역의 평화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구평화에 대한 사유는 토마스 베리에서부터 찾을 수 있는데, 그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우주론적 맥락에서 인간의 역할을 이해하고 평화를 고정된 상태가 아닌 ‘적대감의 창조적 해결’로 받아들이는 ‘평화의 우주론’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점을 견지한다면, 경기도의 생태적·평화적·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을 모색하고, 그것이 인간을 넘어선 비인간으로 그리고 현 세대를 넘어선 미래세대로 확장된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 속에 이루어지기 위한 논의를 전개하여 경기도가 추구해나갈 ‘더 큰 평화’의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려 하였다.



첫 발표자로 나선 강금실 지구와사람 이사장 겸 법무법인(유) 원 대표변호사는 '그린데탕트와 지구평화'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포럼의 키워드인 그린데탕트 개념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이론적 토대를 다지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이 문제를 DMZ에서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전했다. 이미 남과 북은 미세먼지·재해재난, 기후변화에 공동대응하고 산림·농업·수산업 협력 등 구체적 사업을 통해 포괄적 안보를 구축하는 등 그린데탕트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그 논의의 토대를 다질 필요가 있는데, 이는 〈우리 공동의 미래〉, 〈지구헌장〉, 〈UN 지속가능발전목표〉, 〈UN 환경계획〉에서 제안하듯 인간과 지구의 새로운 관계 설정과 한반도 평화협력을 강조하는 포괄적인 평화개념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았다. 이때 DMZ는 인류세로 접어든 시기에 형성되었고 국제정세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어서 김준수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 연구원은 〈경계를 통해 생각하기〉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비인간 행위자들이 국가의 영토성을 어떻게 만들어왔는가? 라는 질문을 DMZ 사례를 통해 확장시켰다. DMZ를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낭만화된 공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자연의 관계성 속에서 바라보고, DMZ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DMZ의 물질성을 연구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에서 다양한 감염 매개자들, 유실되는 지뢰들, 신도시 건설에 사용된 북한 모래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서 새로운 관점을 남북관계에서 어떤 물질이 어떻게 엮여 있을지를 생각하며 상상해볼 수 있고, 방법론적 단종주의의 오류와 인간중심적인 영토적 덫에 대해서도 제고해야 하며, 비인간 행위자들의 얽힘, 정치, 이동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박태현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생명공동체로서 DMZ와 법인격〉이라는 제목으로 DMZ를 공간이 아닌 생명공동체로 보자는 제안과 그 함의를 발표했다. DMZ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공동체의 장기 존속과 번영이 핵심적 목적이며, 인간활동이 공동체와 비인간 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법적으로는 법인격 부여와 자연의 권리 인정과 같은 법적 실체 인정의 문제가 된다. 예상되는 법적 쟁점은 DMZ의 토지 소유 관계이며, 이를 통제하지 못하면 전체론적이고 통합적인 DMZ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DMZ를 공간개념이 아닌 생명공동체로 접근한다면 소유 문제를 넘어선 이론적 기반이 창출될 수 있을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과도기적으로 신탁관계를 거쳐 정당한 보상을 통해 토지 소유권을 DMZ 자체에 귀속하고, DMZ의 이익을 위한 대표 문제로서 거버넌스 체계를 위한 이사회 구성과 기능 등을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정호 서울대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 연구교수가 생명공동체 내에서 인간의 철학적 위치, DMZ를 위한 거버넌스의 구성, 기후위기와 핵확산, 헌법상 영토와 통일 조항, 접경지역 주민의 삶, 남북 인간 행위자와 국가행위자 사이의 신뢰의 중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강금실 이사장은 세션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Pax Gaia를 제안한 토마스베리는 평화의 우주론을 이야기하며 종 간의 관계를 이야기했는데, 세션에서도 종간의 소통과 관계성에서 DMZ라는 가장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이슈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좌장을 맡은 정혜진 변호사는 세션에서 이루어진 논의가 Let's DMZ의 슬로건은 '더 큰 평화를 위한 시작'에 대구를 이루는 '더 큰 관계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에서 DMZ 정책 수립에 귀중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영상 출처: 2022 DMZ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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